우선 민주화운동 기념관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 조성된 공간으로, 독재정권의 어두운 역사와 이를 극복한 민주주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야. 1970-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대통령 직선제가 폐지되고 소수가 권력을 장악한 채 사람들의 권리를 억압하자 이에 맞서 사람들은 민주화를 외쳤고, 그 당시 남영동 대공분실은 이러한 사람들을 불법 구금하고 고문한 곳이지.
민주화운동 기념관 입구 쪽에는 커다란 철문이 있는데, 옆에 비치된 스피커로 이 철문이 내던 소리를 재현해 그 당시의 공포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해놨어. 그 당시 민주화운동 인사들은 눈이 가려지고 손이 묶인 채 이 소리를 들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돼.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계단이 아닌 나선형 계단을 통해 층을 올라가게 되지. 이 나선형 계단은 잡혀 온 사람들이 자신이 지금 몇 층에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구조야. 나선형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간 후 이들은 고문방에 갇히게 되는데, 이때 모든 층에 있는 방들은 매우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어. 우선 갇힌 사람들이 서로를 마주 볼 수 없도록 지그재그 구조로 방을 엇갈리게 배치했고, 또한 간혹 방에서 탈출에 성공하더라도 그 층의 출입구를 알 수 없도록 출입구와 방의 문을 모두 같은 크기, 색으로 만들어 놓았지.
이뿐만이 아니야. 개개인이 갇힌 방은 CCTV로 모든 것이 감시되고, 창문은 머리하나 들어갈 수 없는 매우 좁은 폭으로 되어 있어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해. 인권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구조야. 이 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현대건축의 거목이라 불리며 예전부터 명성을 얻은 건축가야. 하지만 이런 소름돋는 고문용 건물을 설계한 디자이너를, 우리는 과연 천재 디자이너라 부르면서 좋게 볼 수 있을까?
민주화운동 기념관은 우리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건물이야. 그런데 이 공간을 우리는 왜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걸까? 민주화운동 기념관은 “민주주의는 결코 당연하지 않다.”라는 메시지를 현대와 미래에까지 전달하는 장소이고,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기록해놓은 곳이 아닌 우리에게 올바른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. 불과 2년 전, 계엄령을 겪은 우리가 이 공간이 주는 메시지를 되새기며, 민주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!